[스크랩] 세계 최초 휴대용 인터넷TV 개발 뿌듯”
국내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이 전 세계 4000여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각 분야 최고 제품을 선정하는 CES 혁신상에서 휴대용 오디오·비디오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으니 관심을 끈 게 당연할 일인지도 모른다. 최고혁신상의 영광을 안은 ‘타비 030’은 CES 2006에서 혁신상을 받았던 폴더형 PMP ‘타비 020’의 후속작으로, 세계 최초 휴대형 IPTV(인터넷TV) 제품이다. 국내와 달리 이미 가정에서 IPTV가 일반화한 미국의 언론들은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 작고 모양이 예쁜 휴대형 IPTV에 열광했다. 이 때문에 전시관 한 쪽에 마련된 3∼4평 남짓한 뉴미디어라이프의 부스는 행사기간 동안 타비와 정 사장을 만나려는 각국 방송사와 신문사 취재진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4일치 제품 소개서는 전시 첫날 오전 동이 났다. 미국의 디즈니, 폭스, 아마존, ABC방송, 컴캐스트, 영국의 톰슨 등 콘텐츠, 장비, 가전회사 등으로부터 구매 상담도 잇따랐다. 26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정 사장은 “2년간 20명의 개발진이 매달린 노고를 인정받는 것 같아 뿌듯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2004년 회사를 창업하고 만든 첫 제품인 타비 020이 지난해 첫 출품한 CES에서 혁신상을 탔을 때만 해도 그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 그러나 기술개발에만 매달린 나머지 총판이나 마케팅의 중요성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 결국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제품이 제대로 생산과 유통을 하지 못한 탓에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정 사장은 “타비 020은 030을 만드는 과정에 탄생한 제품”이라며 “이제 원하는 제품을 만든 만큼 앞으로는 총판과 마케팅에 집중해 올해 국내 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올해는 아예 전시장 부스에서 총판 계약을 맺었고 다음달 초에는 디즈니, 아마존과 미국에서 미팅을 갖고 구체적인 구매협의를 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KBS, CBS 등과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확보한 상태다. 그는 “오픈 기반의 IPTV를 만들고 싶다”며 “혼자서 콘텐츠와 네트워크 등 전부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좋은 단말기를 만드는 데 집중해 콘텐츠 벤더, 네트워크 사업자 등과 상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을 무시한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결국 콘텐츠업자와 유통망을 모두 무너뜨리듯 콘텐츠 벤더와 네트워크, 단말기 업체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1991년 이민을 간 가족을 따라 미국에서 생활하면서도 학기 중에는 한국에 나와 혼자 공부하며 연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그이지만 실리콘밸리 천재들의 오픈 소스 정신이 몸에 밴 듯했다. 앞으로 어떤 기업을 만들고 싶으냐고 묻자 “사업가 기질이 강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사장보다는 돈이 되든 안 되든 일단 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디지털기기를 만들어내는 데 몰두하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를 더 좋아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
2007.01.26 (금) 18: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