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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무인 음주단속기"

그린빌나 2007. 8. 9. 12:50

최근 3년간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단속하면서 음주차량으로 피해를 입는 사고로, 15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3명이 사망했다. 앞으로도 단속경찰관에 대한 위험이 남아 있으며, 단속현장에서 경찰관은 운전자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음주운전을 단속할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 경남마산동부경찰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된 통행권 발급기에서 영감을 얻어 기계가 음주 단속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무인 음주단속장치를 개발했다.


 사람보다 더 똑똑한 기계를 만들어 보자!!

경남마산동부경찰서는 2006년 5월 BPR 실행모임을 구성, 약 3주간에 걸쳐 무인 음주운전 단속장치 개발에 필요한 연구를 시작해 특허등록 절차를 마쳤다. ‘과연 우리가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금새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는 희망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실행모임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2006년 7월 출원하고 같은 해 9월 13일 특허등록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무인 음주운전 단속장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듬해 4월 2일자로 특허청 기술심사 평가를 완료했다.

그러나 산 넘어 산. 과연 어떤 업체에서 이 기계를 제작할 수 있을까. 당시 대기업은 현재 상용화된 기술을 업그레이드 바빴고, 중소기업은 기계 제작 과정에서 기술력이나 규모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실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소규모 영세업체의 경우 전자제어부분 기술이 미약해 업체 선정을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2006년 8월. 첫 번째 무인음주단속기 제작 결과물에 대해 중간평가를 받아보기로 하고 경찰서장 주재 시연회를 거쳐 지방경찰청장 주재 시연회가 열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참가자들 모두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기고, 경찰관이 만들었다는 사실에 아낌없이 격려했다. 그간 우리들의 노력이 자랑스러웠고,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이 때 제작된 무인음주단속기는 덩치가 크고 이동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였다. 때문에 전혀 새로운 형태의 단속기가 필요했고, 업체에 다시금 외관 디자인 변형을 요구하며 결과를 기다렸다. 아뿔싸! 2006년 12월 제작업체가 자금난으로 더 이상 기계제작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실행모임 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흘러나왔고, 일부 회원은 우리나라 업체의 기술로는 제작하기 어렵다며 포기하자는 말을 하기도 했다.

 거듭된 실패에도 버릴 수 없는 ‘확신'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그간의 노력이 너무나 아까웠고, 아주 작은 핸드폰에도 다양한 IT기술을 접목시켜 상용화 되어 있는데 핸드폰 보다 몇 십 배나 큰 무인 음주단속장치가 당연히 제작 가능한 것 아닌가.

무엇보다 업체선정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경북대 내 위치한 업체와 최종 협약을 체결했다. 전통적으로 대구지역이 IT정보기술이 우수하다는 점과 협약 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열정과 믿음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다.

순조롭게 기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매주 주말을 이용 대구로 올라가서 업체를 방문하여 진행상황을 보고받고, 소프트웨어, 외관디자인, 조립기술자 등을 동참시켜 허심탄회한 Brain-Stormimg을 계속한 결과 기계 제작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었다.

각 감지기와 차단기의 통신도 무선으로 완벽하게 해결됐다. 감지기와 차단기에 소형컴퓨터를 내장해 하드웨어를 훨씬 간결하게 구성하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했다.

 


2007년 7월 드디어 실행모임이 원했던 무인 음주단속장치를 인수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Brain-Stormimg을 했던 일과, 희망과 절망을 오가던 지난 1년 2개월 동안의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스치지나갔다.

2007년 7월 8일 실제 도로에서 모의시험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음성안내와 디스플레이 창이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어 7월 11일 다시 모의시험을 실시한 결과, 그동안 기대했던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했으며 16일에는 시민을 상대로 시범운영하는데도 성공, 주 2~3회 무인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만이 혁신의 성공 비법

왜 음주 단속은 경찰관이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무인 음주단속장치의 가장 큰 성과는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깨고, 단속의 분위기를 자율적으로 조성하고 단속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데 있다. 실제 도로에서 시범운용해본 결과, 면허취소 1건과, 면허정지 3건, 수치미달 7건을 적발하는 실적을 거두었다.

운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신기하다, 너무 좋다, 세상 좋아졌다, 경찰관이 음주감지기를 들이대면서 불어라고 할 때는 강제적인 기분이 들었는데 스스로 사용하니 마음이 편안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단속 경찰관들도 “일일이 수동으로 안 해도 되니 다칠 우려도 없고, 싸울 일이 없어 정말 편리하다”며 입을 모았다.

경찰관이 음주단속시 차량 1대당 1~2분이 소요되는 반면, 무인단속의 경우 10~20초가 소요되어 검문시간을 단축시켰다. 통상 차량 100대를 검문하는 시간을 비교해보면 인력으로 단속했을 경우에는 100분(1시간40분)이 걸리고, 무인 음주단속기로 검문 할 경우에는 16분이 소요되므로 검문시간을 크게 단축했다.

 

이 같은 개발 성과에 대해 MBC, KBS, SBS 등 방송사와 연합뉴스, 중앙일보, 국민일보, 조선일보 등 20여개 언론사에 보도돼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관계 경찰관이 직접 출연해 개발 배경 및 경찰관 치상사고 사례, 시민들의 반응들을 인터뷰하면서 음주운전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무인 음주단속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1년 2개월간의 기간이 소요됐다. 관계자들은 process의 감축과 폐지만이 혁신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꾸려는 인식


의 전환과 이를 뒷받침하는 노력이 무인 음주측정기 탄생의 주요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스피드건이 사라지고, 수배차량 판독시스템이 늘어나듯이 무인 음주단속장치도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제2의 무인단속 카메라, 제3의 무인 음주단속장치가 개발, 보급돼 국민과 경찰 모두 편리하고 안전한 교통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