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묵상

바라보라

그린빌나 2010. 8. 4. 09:54

복음관상을 이끌 때마다 ‘보라.’ 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립니다만 여기서 보라는 것은 비디오 보듯 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것을 보십시오, 저런 것을 살펴보십시오’ 라는 것은 이런저런 것들에 질문을 던지라는 것입니다.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며 좀 머물다 보면 그 질문에 대해 이런저런 느낌이나 생각이나 이미지가 떠오르게 되는데, 그것을 일러 ‘본다.’ 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곧 오감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의문 사항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주의할 대목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나안 여인의 믿음에 대해 보는데 역시 복음관상을 할 일입니다. 먼저 살펴봤으면 하는 것은 가나안 부인과 그 딸의 평소 생활 모습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살펴봐야 할 대상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라는 것입니다. ‘이 가족의 생활환경은 어떤가 ? 모녀 간에 어떤 긴장과 갈등이 있는가 ? 평소 생활하는 모습은 어떤가 ?’ 하는 식으로 질문을 던지고 좀 머물러 있다 보면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가 떠오를 테고, 그것을 좀 음미한 연후에 이어서 다른 질문들을 던져가며 기도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과 이 여인이 만나는 장면을 살펴봅니다. 예수님 주위에 제자들도 있으니 그들을 포함한 전체적인 분위기 또는 상황 변화 등에 대해 적절한 질문을 던져봅니다. 물론 본인이 관심 있고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질 일입니다. 제자들, 예수님 그리고 이 부인 간에 오고가는 대화 내용, 그들의 표정, 전개되는 상황변화 등을 좀더 찬찬히 살펴볼 것입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