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제27주간 목요일(20101007)
무엇을 청할 것인가 ?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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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벗의 비유를 소개해 주십니다. 벗이 청하는 것은 빵입니다. 그러나 그 빵이 누구를 위한 빵인지 우리는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을 위한 빵이 아닙니다. 한밤중에 자신을 찾아온 벗을 위한 빵입니다. 그래서 그 청은 처음부터 자신을 향해 있지 않고 타인을 향해 있습니다. 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또 다른 부분은 ‘그 청이 어 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벗의 끈질김입니다. 다른 말로 하 면 인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처음 세운 뜻, 다시 말해 벗을 위해 빵을 구하기 위한 순수한 노력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청 할 때 그 청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청이 누군가를 위한 청, 사랑에 의한 청이 될 때 이루어 지고, 그 사랑의 청에 대한 끈질긴 인내의 마음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성령의 선물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청하고, 그 청을 끝까지 이루고자 노력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무엇을 청하고 있다면 우리는 두 가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를 위한 청원인가 ?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곧 인내가 있는가 ? 나영훈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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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가 기도하는 사람의 삶의 태도에 관한 가르침
이라면, 오늘 복음 말씀은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의 태도에 관한 가르침일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 하고 우리의 자유 의지를 끊임없이 요구하십니다.
기도는 대화입니다. 대화는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훈시나 강연이 아니라, 쌍방이 주고받는 말의 교환입니다. 말과 말을 서로 주고받다 보면, 서로의 의사가 전달되고, 의사가 전달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서로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 법이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사회라고 합니다. 소통이 안 되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것은 서로 의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이고, 의사가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대화를 주고받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만큼 당신 백성과 항구한 대화를 하고 싶어 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당신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기다리시는데, 우리가 주님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무슨 방법으로 주님의 은총을 구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