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간 월요일(20101011)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9-32
그때에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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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얼마나 망가져가고 있는지 접하면서, 그것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만하는 인간이 이루어낸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풍요롭게, 조금 더 편리하게 살려는 욕심이 바벨탑처럼 쌓이고 쌓여 다른 생명들을 짓밟고 있습니다. 이상 징후들이 덮쳐오는데도 여전히 자기밖에 모른 채, 우리 생명과 뗄 수 없이 이어져 있는 소중한 지구와 그 안에 깃든 나무 · 꽃 · 동물 · 곤충이 어떻게 죽어가고 있는지 외면하는 우리는 과연 악한 세대일 것입니다.
요나가 이방인인 니네베인의 구원에 하느님이 개입하시지 않기를 바라며 도망쳤지만, 결국 그는 니네베인의 회개와 하느님의 구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한 하느님이라는 좁은 소견에 갇힌 요나에게, 하느님은 당신 사랑을 국경이나 민족 감정으로 갈라놓을 수 없다고 깨우쳐 주십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솔로몬의 지혜를 얻고자 적극 찾아 나선 남방 여왕은 꽤 통이 큰 여성이었던 듯합니다.
그리고 이제 요나보다 솔로몬보다 더 크신 예수님이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을 선포하십니다. 자비로운 하느님 사랑을 자신의 복음 말씀과 이적치유에서 헤아려 보라고 말이지요. 복음서는 소외와 멸시에 짓눌린 병자와 죄인들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그럼 오늘 이 세상에서 가장 억압당하고 상처 입은 병자와 죄인은 누구인가요 ? 어머니 땅과 오누이 강산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내 피붙이들을 모조리 만신창이로 만들어 우리조차 숨 쉬지 못할 지경에 이르면, 우리는 악한 세대의 끝을 십자가로 짊어져야 하겠지요.
요나 예언자는 처음엔 하느님의 부르심을 듣고도 귀찮아서 이리저리 피해 다녔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외면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죽을 고비를 겪은 뒤, 요나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사람이 됩니다. 주님께 속한 사람은 주님의 일을 합니다. 요나는 주님께 속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수행합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이방인들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던 이방인들의 상징이 바로 니네베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들이 요나가 전하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악한 길에서 돌아서기 시작합니다. 죽었다가 새롭게 태어난 요나를 통하여 니네베 사람들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러한 요나의 기적을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십니다.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 사건은 기적이라기보다,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이에 응답하는 인간의 마음가짐이 빚어낸 혁명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마음을 돌려 회개한다는 것은 혁명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은 세상으로 향하는 마음을 주님께 되돌려 놓는 기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산다면, 우리의 삶은 날마다 기적 속에 사는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