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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쉐마, 이스라엘 /조영만 세례자요한 신부

그린빌나 2015. 10. 6. 14:23

    광야소리 님께서 남기신 글 (2012-03-11 22:48:00, Hit : 6) <사순 제3주일> <쉐마, 이스라엘> ‥‥ 조영만 세례자요한 신부님‥‥ 하나마나한 질문을 한 번 해볼까요? 제가 어릴 때 어머니에게 무지하게 두들겨 맞은 적이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제가 하나마나한 질문이라 그랬잖아요. 왜 맞았겠습니까? 말을 안 들으니까 맞았겠지요. 결혼 생활 30년을 하고서도 대판 싸우는 날이 있습니다. 똑같이 하나마나한 질문입니다. 그들은 왜 싸울까요? 별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서로가 자기 말 안 듣는다고 싸우겠지요. 요즘 한국 뉴스 보면 온 사방이 난립니다. 제주도에서는 멀쩡한 바위 폭파한다고 야단법석이고, 강바닥엔 수십조 쳐 발라 놓고는 경제 발전했다고 설레발칩니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 야단인데 대통령이라는 인간은 저만 잘났다 떠들지요. 먹통이고 불통이고 소통이 안된다 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죽어라고 국민 말 안 듣고 어만 짓을 하니까 나라가 시끄러운 겁니다. 세상 모든 부모들의 속이 터져나가는 이유, 세상 모든 아내들의 애간장이 철철 녹는 이유와 이 땅의 모든 핍박 받고 서럽고 말 못하여 천대받는 생명들이 오늘도 부수어지며 외치는 한 마디가 바로 이겁니다. “제발 내 말을 좀 들어다오!”입니다. “들어다오, 너희는 내 말을 들어다오!”, “쉐마, 이스라엘!” ‘이스라엘아, 들어라!’ 왜 성경이 쓰여진 줄 아십니까? 제발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너희는 세상의 말이 아니라 욕망과 육체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 나의 말을, 제발 좀 들어달라고 쓰인 것이 성경입니다. 신구약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말씀의 핵심이 무엇이던가요? 지금도 이스라엘 사람들이 성구갑에 넣고 다니며 외우는 것도 모자라 아이들이 자라면 반드시 들려주어야 할 성경 구절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신명기 6장 4절, “쉐마, 이스라엘!”, “이스라엘아 들어라!”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너희는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주어라. 또한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놓아라.”(신명 6,4-9) 그래서 지금도 그들의 이마 성구갑엔, 그리고 그들의 집 대문에는 ‘쉐마, 이스라엘’ 이 구절이 새겨져 있습니다. 신약도 마찬가집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가는 계명이다, 너희는 들어라!” 누구의 말씀입니까? 제 말이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마태오 복음 22장 37절! 루카 복음 10장 27절! 예수께서도 결국 하느님의 뜻과 계명을 “제발 좀 들어라!” 가르치신 분이셨습니다. 신구약을 통틀어 ‘듣다’는 단어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 찾아봤습니다. 모두 446번이나 나오는데, 단지 “너희는 들어라!”의 명령형뿐만 아니라,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고통을 들어주시는 분’, ‘우리 청을 들어주시는 하느님’ 곧 ‘듣는다’라는 수동형으로도 다수 사용되었고, 특히 구약에서 ‘쉐마’, 히브리말로 ‘들어라!’라는 ‘쉐마’는 동사원형으로 171번이나 사용될만큼, 애타는 심정으로 이스라엘에게 호소하시는 하느님의 간절함을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성경의 장구한 결론은 “제발 좀 들어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똑같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듣는 일입니다. 그리고 들어주는 일입니다. 듣지 않아서 여러분, 사단이 납니다. 들어주지 않아서 여러분, 만신창이가 됩니다. 피곤하고 힘들고 괴롭습니까? 몸이 말을 듣지 않아서 그럴 것이고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 그럴껍니다. 그러니 나부터 들어줄 일이고 나부터 들을 일입니다. 오늘 1독서에 무엇을 들으라고 했습니까? 새로운 백성, 새 이스라엘, 그들이 구원의 땅에 입성하기 직전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새로운 계약을 들으라 하십니다. 아브라함과 애초에 맺으셨던 약속, ‘나는 너의 하느님이 되고 너는 나의 백성이 되기를 바라신 그 당부’를 열 가지의 계명에 담아 새로이 듣게 하십니다. ‘너에게 나 말고 다른 신이 있어서는 안된다.’ 아무리 건강이 중요하고 자식이 중요하고 재물이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이 하느님보다 높아서는 안된다. ‘너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당하게 불러서는 안된다.’ 하느님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거나 함부로 헛되게 만드는 자는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 너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을 돌보는 날이니 거룩한 날이다, 쉬어라. 주일까지 바쁘고 분주하게 살지 말고 쉼으로써 하느님의 강복을 받아라.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된다.’, ‘간음해서는 안된다.’, ‘도둑질해서는 안된다.’,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증언을 해서는 안된다.’, ‘이웃의 집을 탐내서는 안된다.’, ‘이웃의 아내를 탐내서는 안된다.’ 왜요? 왜 우리가 이 모든 계명들을 들어야 합니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래야 새로운 땅에서 살 것이기 때문입니다. 새 계명을 들어야만 거룩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지하게 잔소리를 쏟아 붓습니다. 그 중에 단 하나라도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주문은 없습니다. 모두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좀 들어라!”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들어라!” 하신 모든 내용은 결국 인간을 살게하고 인간을 거룩하게 만들기 위함이셨습니다. 하느님만이 인간을 거룩하게 하실 수 있고, 하느님만이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십계명이 무너지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거룩함을 사고 팔며 “제발 좀 들어라!” 외치셨던 예언자의 음성을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성전 귀퉁이에 팽개쳐버리고 장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예수께서는 그런 성전에서 소동을 일으키십니다. 하느님의 말을 듣지 않고 인간의 계산에만 빠져 있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라!”며 채찍을 드신 것입니다.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차 버린 이 따위 성전은 허물어버려라!’ 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성전에 박힌 보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이 박힌 영혼이 더 중요한 것이요, 소중한 것은 성전에서 봉헌되어지는 의식의 경건함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낮은 마음이 더 소중한 것이요, 거룩한 것은 성전을 휘감은 향내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끝까지 성실하려는 땀과 피가 참으로 거룩한 것이라며 그분은 끝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전이 바로 당신의 몸이라고! 말입니다. 성전을 거룩하게 하느라 그렇게 야단법석을 피우고 난리를 칠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거룩하게 되는 것, 나의 몸을 거룩하게 만들고 나의 영을 거룩한 것으로 채울 때 비로소 우리가 바로 거룩한 성전이 되는 것이라 선언하십니다. 여러분, 거룩해지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거룩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들으셔야 합니다. 무엇을 들으셔야 합니까?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셔야 합니다. 세상의 정보나 지식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성경을, 신앙을, 기도를, 들으셔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께서도 로마서 10장 17절에 믿음은 내 생각이 아니라 <들음>으로부터 온다고 하였습니다. 듣지 않고 떠듭니다. 그 인간은 결코 지혜로울 수가 없습니다. 듣는 마음이 곧 지혜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더 많이 들어주십시오. 남의 말 듣지 않는 자들이 결국엔 저 혼자 떠드는 법이고, 듣는 마음 없는 자들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들으십시오. 그리고 들어주십시오. 이것을 해야만 하는 사순 3주일입니다. 오늘 합동판공성사를 하시며 여러분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십계명을 놓고 나의 삶이 당신 말씀을 얼마나 안 듣고 사는지를 반성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반성 없이 어이 거룩함이 존재하겠습니까? 회개 없이 어이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거룩해지기를 바라시다면 여러분, 듣는 사람이 되셔야 합니다. 거룩한 사람이고 싶으시다면 여러분, 들어주는 이가 되셔야 합니다. 이번 주간 우리 모두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거룩한 귀가 되는 되는 주간으로 삼아보지요. 하느님의 말씀에 집중한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말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입이 되어주십시오. 저의 온 몸은 귀가 되겠습니다. 부디 이들이 당신 말씀 곧게 들어 거룩한 사람들이게 하여주십시오. 아멘. ♪ 내 마음에 오시는 주

     

출처 : 하늘의 별처럼 빛나라
글쓴이 : 솔빛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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