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연의 아침엽서

사람사는 즐거움

그린빌나 2006. 6. 22. 09:49
참새 방앗간 못 지나가는 게 사람사는 즐거움이다.
조금 전까지 '오프사이드' '공격형 미드필더'가 뭐냐고 묻던 사람이 채 몇 분이 안돼 감독이나 된 것인 양 선수들의 플레이에 대해 혹독한 비평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의 견해가 옳던 그르던 상관없다. 어떻게든 의견을 말하고 충고를 하고 싶을 뿐이다. 그게 사람인 것이다. 이럴 때는 '해설'에 대해 시비를 걸 필요가 없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쳐주면 친구가 된다.
'성공학'이란 분야를 개척한 데일 카네기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이용해 '인간관계'의 대가가 된 인물이다. 한번은 그가 뉴욕의 사교파티에서 아프리카에 다녀온 부인을 만났다. 둘은 아프리카에 대해 아주 재미 있게 대화를 나눴다. 그런데 사실 20분 동안 말을 하는 동안 카네기가 말을 한 시간은 거의 없었다. 그저 질문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 게 전부였다. 언제 떠났는지. 누구와 함께 떠났는지. 언제 돌아 왔는지. 아프리카 어느 지역에 다녀왔는지. 어떻게 갔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 다음날 뉴욕의 명사란에 부인의 평이 실렸다.

"역시 카네기 씨는 뉴욕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