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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고 어이없는 기사
그린빌나
2006. 6. 28. 10:02
'히딩크의 伊전 패배는 사필귀정', LA 타임스

[OSEN=로스앤젤레스, 김영준 특파원] '히딩크의 이탈리아전 패배는 사필귀정',
미국 서부지역 최대 일간지 LA 타임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호주의 이탈리아전 0-1 '논란의 패배'에 대해 이런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경기를 다룬 기사의 제목부터가 '2002년의 원죄(The Sins)가 호주의 패배에 그림자를 드리웠다'였다.
이 신문은 일단 경기 종료 불과 몇 초 전 이탈리아가 얻어낸 석연찮은 페널티킥을 두고 스페인 출신 루이스 메디나 칸탈레호 주심의 오심이라고 인정했다. "올바른 판정"이라 평한 스포츠 케이블 ESPN과 엇갈리는 보도였다. 사진 상으로는 파울이 명백, ESPN의 보도가 옳았다.
오심으로 간주하면서도 LA 타임스는 호주의 '탈락'을 동정하지는 않았다. '4년 전 이탈리아가 거스 히딩크 감독(현 호주 감독)이 이끄는 한국에 승리를 도둑맞은 것에 대한 인과응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이를 두고 '호주는 결말이 이런 식으로 날지 알고 있었어야 했다. 이런 패배는 필연이었다. 호주의 억울한 탈락의 씨앗은 4년 전 한국에서 이미 잉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신문은 '에콰도르 출신 주심 바이런 모레노로 인해 이탈리아는 승리를 도둑맞았다'라고까지 언급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시칠리에서는 공공 화장실에 모레노 주심의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분풀이를 했다는 일화까지 달았다.
논란 많은 패널티킥으로 승부가 갈렸는데도 이를 직시하기보단 4년 전 한국의 성취까지 깎아내리며 이탈리아의 승리에 면죄부를 주려하는 서구 언론의 편견이 읽히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sgoi@osen.co.kr
<사진> 지난 27일 16강전서 이탈리아의 파비오 그로소가 호주의 루커스 닐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는 장면. 파울이 명백하다. /카이저스라우테른=송석린 기자 s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