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충전소/황당 엽기 모음
고유가시대 외상으로 기름넣기
그린빌나
2006. 7. 31. 13:27
"고유가 시대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 고객들 반응 가지각색 |
![]() 고유가 시대에 주유소에서 외상으로 기름넣기가 가능할까. 차량 소통이 많은 백제로 변 한 주유소에 ‘외상 시 필요한 간단한 서류 몇 가지’라는 제목의 이색문구가 붙었다. 그러나 이 문서가 말하는 필요한 서류들은 절대 간단하지가 않다. 우선 외상주유를 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 등·초본과 호적등본은 기본이고 재산세 납부증명서, 건축물관리대장에 건강진단서와 법정보증인 2명도 필요하다. 여기에 어떻게 구해야 할지 난감하기까지 한 ‘시장님 친필 추천서’와 ‘관할경찰서 서장님 동의서’까지 모두 11종의 서류를 갖추면 비로소 외상주유소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구 말미에는 ‘뭐 대충 요정도만 준비하시면 외상가능합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이쯤 되면 외상주유하기가 은행 대출받기보다 더 까다로워 보인다. 이 문구를 본 뒤 고객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간혹 “뭐 저런 문구를 붙이냐”며 핀잔을 주는 고객들도 있고 “외상 한번 하기 힘드네”라며 비아냥거리는 등 기분 나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더러는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객들은 배꼽 빠져라 웃어댄다는 게 주유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외상 주유가 빈번한 것은 아니지만 고유가 시대를 맞아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멀뚱멀뚱 주유만 하고 가는 손님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서비스의 측면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전북일보 임상훈 기자 axiom@jjan.co.kr /노컷뉴스 제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