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직업이 사람의 운명을 만든다
그린빌나
2006. 8. 8. 17:08
직업이 인생을
결정...
외국생활을 해보면 사람 입맛이 참
이상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따금씩 한국에서 먹던 별난 음식들이
생각나기 때문이지요.
제가 파나마에서 살던 때 풋고추가 그런
먹거리중의 하나였습니다.
파나마에도 풋고추가
있었지만 너무 매워 서울에서 즐기던 맛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풋고추 씨앗을 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도전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강렬한 태양광선 때문에 서울 고추는 파나마형의 매운 고추로 자랐기 때문이었지요. 생물에게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그 무렵 풋고추말고도 생물과 환경의 관계를 생각할 또 다른 일을 경험 했습니다. 열대의 벌들은 꿀을 저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입니다. 추운 겨울이 없어서 연중 언제나 꽃이 피고지니까 벌들은 먹을 것 걱정이 없습니다.
겨울이 없으니까 겨울나기를 위한 꿀을 저장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먹을 것이 사시사철 지천으로 널려 있는데 벌이 무엇이 아쉬워 동분서주 비상을 계속하겠습니까. 벌의 이런 생태 때문에 파나마 사람들은 꿀을
아르헨티나처럼 겨울이 있는 나라에서 사다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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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유전인자에도 불구하고 환경에
따라, 특히 직업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나 정신세계마저 달라집니다.
가령 금융계에 투신하면 타산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경찰이 되면 주변이 범법자로 보이기 십상입니다. 언론인이 되면 매사에 비판이 앞섭니다.
검사가 되면 일생을 어두운 범죄자와
씨름을 하기 때문에 성격이 거칠어 집니다. 판사생활을 오래 하면 자기만 옳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농부는 평생 순박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 갑니다. 이렇게 직업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력이 지대합니다.
따라서 직업을 밥벌이의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결정짓는 환경으로 받아들여야 현명할 것입니다. 어쩌면 이런 사실을 일찍 터득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최초의 직업을 고르는
젊은 시절에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기가 어렵습니다.
생각은 있더라도 현실이 너무
급박하다는 이유로 아무 직업이나 붙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늘 현재 인기가 있고 사람들이
몰린다고 해서 그 직업이 내일에도 반드시 좋은 직업은 아닙니다.
그러나 좋은 직업이 돈이나 근무조건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한참 세월이 흐른 다음의 일이지요.
손쉽다는 이유로 월급쟁이 길을
선택했다가 중년에 접어들어 월급쟁이 근성에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괴로워하는 직장인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러므로 젊은 날의 직업선택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타고난 운명이 직업을 결정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업이 사람의 운명을
만들어 갑니다.
[출처] 서재경의 경영 에세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