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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홈런과 희생플라이의 쌍곡선'
그린빌나
2006. 8. 17. 11:38
요미우리 이승엽(30)은 최근 5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부진'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머쓱한 수치지만 어찌됐든 유일한 슬럼프 기간이었던 4월말을 빼면 가장 긴 홈런 공백이다.
이 기간중에 눈에 띄는 기록이 한가지 있다. 희생플라이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승엽은 최근 6경기 중 3경기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장거리포인 이승엽이 큼지막한 플라이를 때려낸 것이 뭐가 이상하냐고 여긴다면 그릇된 생각이다. 이승엽은 10일 야쿠르트와 경기 전까지 101경기에서 단 1개의 희생플라이를 때려냈을 뿐이다.
통계적으로도 이승엽과 희생플라이는 거리가 멀다. 이승엽의 희생플라이 기록은 지난 2년간 연평균 1개, 한국에서 뛸때도 4.1개에 불과했다.
여기서 주목해봐야 할 것이 이승엽을 신인 시절부터 지켜봐왔던 현역 최고 타격 테크니션 양준혁(삼성)의 분석이다.
양준혁은 이승엽이 희생플라이가 적은 이유에 대해 "비거리를 늘리는 기술탁월해서"라고 분석한 바 있다.
양준혁은 "대부분 타자들이 공의 중심을 때려내는데 급급하다면 이승엽은 그보다 조금 밑부분을 때리는 기술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에 회전력이 생겨 비거리가 늘어난다. 희생플라이 타구가 적은 것은 그정도 날아갈 스윙과 타이밍이었다면 넘어갔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의 스승인 김성근 지바 롯데 코치도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김 코치는 "이승엽의 홈런이 많아지려면 다운 스윙으로 공을 깎아쳐 회전을 줘야 한다. 최근들어 펜스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아졌다는 것은 이런 부분에서 문제를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이어 "공을 좀 더 몸에 붙여놓고 쳐야 하는데 앞으로 좀 흘러나가는 느낌도 함께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석을 종합해보면 이승엽의 최근 스윙에는 아주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보통의 선수가 득점 찬스에서 희생 플라이를 치면 박수를 받는다. 그러나 보통 선수가 아닌 이승엽에겐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닌 듯 하다.
/정철우기자 butyo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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