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성경속의 동식물

성경 속 동ㆍ식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하며

그린빌나 2006. 10. 13. 10:46
허 영 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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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땅은 푸른 싹을 돋게 하여라.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를 제 종류대로 땅 위에 돋게 하여라.' 그러자 그 말씀대로  땅에는 푸른 싹이 돋아나고 씨를 맺는 풀과 씨 있는 과일나무들이 제 종류대로 생겨났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뭍에는 생물들이, 새들은 땅 위 하늘로 날아다녀라.'  그러자 말씀대로 되었다. 하느님께서 이들에게 복을 내리며 말씀하셨다. '번식하고 번성하라!'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 (창세 1, 11-25 참조)

 구약 성경에 나오는 식물과 동물을 하느님께서 창조하시는 대목이다. 성경에는 하느님 도구로 쓰여진 식물과 동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성경에 등장한 동ㆍ식물을 통해 하느님의 놀라운 능력이 드러난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기도를 바치신 게세마니 동산에 남아있다고 하는 올리브나무는 몇년이나 됐을까? 예수님이 수난하실 때 쓰신 가시관은 어떤 나무로 만든 것일까? 예수님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공격하실 때 왜 독사의 족속이라고 하셨을까? 노아에게 방주에서 나갈 때를 알려주었던 비둘기는 어떤 모양일까?  까마귀는 엘리아에게 먹을 것을 어떻게 가져다주었을까?  베드로가 예수님을 세번 부인했을 때 울었던 수탉의 모양은?'

 성경을 공부하다가 잠깐 이런 분심(?)에 빠져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성경에는 식물 100종 이상이 기록돼 있다. 그 중에는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식물도 있으나 기록만으로는 알기 힘든 식물도 있다. 예를 들면 '합환채' (창세 30,14 참조)처럼 전문가도 알 수 없는 식물도 종종 등장한다. 또 동일한 식물을 다른 이름으로 기록한 경우도 있다.

 이런 식물들 중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식물도 있으나 이스라엘, 시리아, 요르단 등 중동지역에만 서식하는 식물이 있다. 성경이 기록될 당시에는 서식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멸종된 식물도 있다. 성경에는 약으로 사용하는 식물, 향료나 맛을 내는데 사용하는 식물, 무엇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식물 등 다양한 식물에 관한 기록이 있다.

 또한 성경에는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사슴, 독사, 양, 여우, 이리 등 많은 동물들은 상징을 지니고 성경에 기록된다. 예수 그리스도를 비유한 펠리칸처럼 신비로운 새도 등장한다. 성경에서 동물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성경의 동물에 대해 먼저 알게 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읽고 있는 성경은 이스라엘 지리, 기후, 환경 등을 배경으로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환경을 모른 채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다. 보통 일상생활은 그 지역 풍토와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런 풍토에서 이스라엘이 역사의 무대가 되고 말씀의 배경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풍토란 성경 시대의 자연환경, 즉 땅, 지질, 토양, 기후, 물, 동ㆍ식물 등 여러 자연 현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성경 시대 풍습과 지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성경 말씀을 잘 이해하고 그 속에서 하느님 섭리를 깨닫기 위해 이와 관련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더 많은 은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대를 갖고 성경에 나오는 식물과 동물을 찾아보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사진설명)
요르단 지역에서 내려다 본 야뽁강. 야곱은 이곳에서 하느님과 밤새 씨름해 이기고 이스라엘이라는 새로운 이름과 하느님의 축복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