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이라고 해서 병을 고치지 말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환자를 치료하고 돈을 받는 의료 행위를 삼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직업적인 활동을 금지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바리사이들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치료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율법을 ‘더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을 지켜봅니다.
안식일에 ‘수종 앓는 이’를 고쳐 주실지 ‘아닐지’ 살피고 있습니다.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정곡을 찌르시는 말씀입니다.
그들은 선뜻 대답하지 못합니다.
옛날 어떤 선비가 금을 너무 갖고 싶어 했습니다. 하루는 의관을 정제하고 금을 파는 상점에 들어갑니다. 그러더니 조용히 금덩어리를 들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놀란 점원이 그를 붙잡고 외칩니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있는데 어찌 금을 훔치려 하십니까?” 그러자 선비 역시 놀라며 답합니다.
“금을 가지고 나올 때는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만 보였다네.”
율법에 매달리면 율법만 보입니다.
사람도 보이지 않고 하느님도 보이지 않습니다. 율법의 ‘노예’가 된 것이지요.
안식일은 주님께 충실하고자 다른 일은 ‘잠시 접어 두는 날’입니다.
그런데 ‘본래 의도’는 생략하고 ‘껍데기’만 따지고 있습니다.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고 있는 셈입니다.
삶의 유연성을 상실하면 누구나 그렇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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