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묵상

우리는 한 우리 안에 있는 양(羊) 떼입니다

그린빌나 2010. 8. 26. 14:52

우리는 한 우리 안에 있는 양(羊) 떼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2“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43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밤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깨어 있으면서 도둑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4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45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 46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 47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48그러나 만일 그가 못된 종이어서,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49동료들을 때리기 시작하고 또 술꾼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면, 50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51그를 처단하여 위선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거기에서 그는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초대교회의 첫 모습은 가정 신앙공동체였습니다. 그 시대의 가정은 식솔 (食率) 을 모두 포함한 한집안을 의미했습니다. 그래서 가정이 초대교회의 첫 모습으로 공동체의 한 단위가 된다는 것은 그 집안 식구 모두가 같은 신앙을 가진다는 의미입니다.

초대교회의 한 단위로서 가정은 다른 가정과 연대해 그들이 속한 지역 사회 안에서 초대교회 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지역 사회 안에는 각 가정 공동체 전체를 이끄는 대표 봉사자도 있었습니다. 그 봉사자는 각 가정이 참 신앙의 공동체가 되도록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대표 봉사자는 참 신앙 안에서 지역 공동체를 잘 돌보기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했습니다.

교회의 봉사를 ‘사목’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리고 그 봉사의 사목직무를 맡은 사람을 ‘사목자 · 사목회장 · 사목위원’ 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목직무 수행에서 간과해서 안 될 사실이 있습니다. 사목직무를 수행하는 그 사람도 예수님의 우리 안에 있는 ‘한 마리의 양’ 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목직무를 수행하는 양은 사목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다른 양을 돌보는 직무를 수행할 뿐이지 양을 이끄는 목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늘 의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목직무를 수행하는 봉사자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양으로서 자신의 실존을 잃어버리고 목자의 탈을 쓰고자 하는 힘의 탐욕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 우리 안에 있는 양 (羊) 떼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전제된 진실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진실을 잊지 않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한종민 신부(부산교구 울만 천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