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한국인들 교육 열정 수입하고 싶다”

그린빌나 2006. 5. 15. 17:05
“한국인들 교육 열정 수입하고 싶다”
오일달러 넘치는 아랍에미리트가 한국을 부러워하는 까닭
아랍에미리트 파견홍보관 이명섭
 
아랍에미리트(UAE)는 메마른 사막에서 검은 기름이 쏟아지면서 어느 날 갑자기 세계 부자나라 대열에 들어섰다. 넘치는 오일달러로 ‘행복한 고민’ 에 빠진 이 나라도 한가지 부러워하는 것이 있다. 경이적인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 교육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정이 그것이다.

다른 선진국들도 우수한 교육제도가 있고 교육에 쏟는 열정도 한국에 못지않은데 왜 굳이 한국인가?     

오일달러로 사막을 맨해튼으로 바꿔놓는다

아랍에미리트에 대한 첫 인상은 정말 돈이 많은 나라라는 것이다. 두바이에는 여의도 63빌딩 높이의 3배에 이르는 700미터가 넘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세워지고 있다. 높이가 321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인 버르쥬 알 아랍 호텔 등 최고급 건물들이 빌딩 숲을 이루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대학교, 마캄 캠퍼스.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별 일곱개의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은 전 세계의 금을 모두 모아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외관이나 내부 장식이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넘치는 오일달러로 두바이를 사막의 ‘맨해튼’으로 바꿔놓고 있다. 두바이 시내 곳곳에 보이는 것이 타워크레인이다. 유럽 전체보다도 더 많은 수의 타워크레인이 있다고 할 정도로 고층빌딩 건설 붐이 한창이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물류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한 건설이 한창이다.  

수도인 아부다비나 두바이의 거리를 보면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사막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푸른 가로수들이 도로변을 장식하고 있다. 품격 높은 아랍풍의 주택들이 늘어선 거리도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사막이기 때문에 막대한 양의 물을 쏟아 부어야 하는 골프장이 수도인 아부다비에 2곳, 두바이에는 7 곳이나 있다.

경이적 한국 발전 원동력 교육을 벤치마킹하자

이처럼 하드웨어는 오일달러로 빠르게 갖추어져 가고 있지만 정작 하드웨어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고급인력이 절대 부족하다. 아랍에미리트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아랍에미리트 인구는 430만 명으로 아랍인이 30%, 인도나 파키스탄 등 외국인 노동인력이 70%를 차지하고 있다. 아랍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업종은 물론이고 금융이나 최신 IT기술 분야도 외국인 인력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교육 슬로건은 'Education is wealth'.

따라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외국인 전문 인력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고 보고 자국민 인재 양성에 총력을 쏟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Education is Wealth (교육은 자산이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외국의 전문인력 육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그 대상에는 미국이나 유럽 각국도 포함되지만 가장 관심을 갖고 벤치마킹하기를 희망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한국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한국의 교육이 그 에너지로 작용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원도 없는 국가가 세계 10위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석유라는 자원만 가진 이곳 사람들에게는 경이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에 와서 만나 본 지도층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인의 교육열정을 배워야만 아랍 에미리트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넘치는 오일달러의 그늘, 교육에 대한 무관심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수업료, 교과서, 피복, 식사 등 일체를 정부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대학에 진학할 경우에는 그 이상의 지원을 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 먹고 살기 편해진 대부분의 젊은 층들이 그다지 공부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수도인 아부다비에는 외국인학교가 13개가 있고 두바이에는 50개 이상의 외국인 학교가 있다. 아랍어가 국어이기는 하지만 영국의 식민지였던 관계로 영어가 능통해서 외국인 학교가 많다. 또한 교육에 많은 지원을 하고 교육을 개방하고 있는 것도 외국인 학교가 많은 이유다. 그러나 시스템을 아무리 잘 만들어 두어도 교육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 힘든다.

지금은 오일머니 덕분에 풍족한 생활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100년 정도 퍼내고 나면 석유도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언제까지나 기름에만 의존해서 경제 발전을 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잘 알고 있다.

젊은이들이 공부에 관심이 없으면 나라의 장래가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부럽기만 한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교육에 대한 높은 열정을 갖게 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어한다.

지금 우리나라도 교육 문제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나 교육에 대한 열정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 파견홍보관 이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