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끼 배부른께 싸가지 없네.”
“돈있고 주먹 있는 놈 나오라 그래.”
신발집 신씨는 흥돋구러 다가가고
아쉽게도 말리는 이 있다면
“이 새끼 기름기 묻은 놈 아니어?”
“야 자슥아 좆달린 놈끼리 붙는데 넌 뭐여?”
이래저래 한판이 슬쩍 기울라치면
막걸리집 김노인이 웃음을 보내네
싸운 사람이야 시원하게 들이켜고
구경꾼은 공짜술로 배채우네
아낙 몇이 막말로 속닥거리고
젊은놈은 아쉬워 주먹을 쥐어보고
밤이 한참 가는데 가로등도 즐거워라
오봉옥 시인의 시 <싸움질>의 일부분이다. 싸움질도 이만하면 술잔 나누듯 권커니 잣거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민중들의 생활 속에는 이렇듯 역동적인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삶을 기름지게 만드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 생활의 한 순간, 순간이 화엄을 지향하는 세계, 그것을 우리는 민중적 건강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제발 올 여름에는 이런 싸움 구경하면서 공짜 술 얻어마시는 일 좀 가끔 있었으면 좋겠다.
“돈있고 주먹 있는 놈 나오라 그래.”
신발집 신씨는 흥돋구러 다가가고
아쉽게도 말리는 이 있다면
“이 새끼 기름기 묻은 놈 아니어?”
“야 자슥아 좆달린 놈끼리 붙는데 넌 뭐여?”
이래저래 한판이 슬쩍 기울라치면
막걸리집 김노인이 웃음을 보내네
싸운 사람이야 시원하게 들이켜고
구경꾼은 공짜술로 배채우네
아낙 몇이 막말로 속닥거리고
젊은놈은 아쉬워 주먹을 쥐어보고
밤이 한참 가는데 가로등도 즐거워라
오봉옥 시인의 시 <싸움질>의 일부분이다. 싸움질도 이만하면 술잔 나누듯 권커니 잣거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민중들의 생활 속에는 이렇듯 역동적인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삶을 기름지게 만드는 일이 얼마든지 있다. 생활의 한 순간, 순간이 화엄을 지향하는 세계, 그것을 우리는 민중적 건강성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제발 올 여름에는 이런 싸움 구경하면서 공짜 술 얻어마시는 일 좀 가끔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