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루지족’, ‘캥거루족’(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자녀의 행태를 비유), ‘존경받는 부자’중 어떤 사람이 되는가는 부모의 교육에 달려있다. 때문에 금융 교육은 삶의 질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자녀의 재정 독립, 정신적 자립을 위해서 작은 것부터 교육 하고, 충분히 연습시켜야 한다.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도 노후 준비도 철저하게 할 수 있다.
1. 자녀와 함께 재무 설계를 한다
아버지가 현직 GE의 임원인 케이트의 첫 차는 6년된 소형 중고 폭스바겐 뉴비틀이다. 자동차가 생활 필수품인 미국에서 14살이 되던 해 부모님과 함께 2년 후 자동차를 구입한다는 재무 설계(부모와 케이트가 각각 차 값의 반을 부담)를 세웠다. 그리고 케이트는 2년 동안 베이비시터와 잔디 깍기 등 아르바이트로 모은 2500달러(약 2백 6십만원)를 차 값으로 보탰다.
재무설계는 ‘돈의 흐름(Cash Flow)’을 파악하여 필요한 시기에 돈을 쓸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다. 차량 구입, 진학, 결혼, 내 집 마련, 자녀 교육, 노후 설계 등 연령에 따른 목표를 정해놓고 그에 필요한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것을 말한다. 생애 첫 차를 구입하기 전, 자녀와 사전 재무설계를 하고 필요 자금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녀가 스스로 돈 관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다.
2. 투자하는 법을 가르친다
절약하고 저축하는 것이 수동적인 재테크 방법이라면, 투자를 통해 종자돈을 불리는 적극적인 재테크 방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한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로라 (2004년 10월 29일 칼럼 ‘로라의 실용주의’의 주인공)는 주식의 올바른 이해와 분산투자의 기법 등을 중학교 때부터 부모님의 권유로 참가한 은행 강좌에서 배웠다. 그리고 8년째 적립식 투자를 하면서, 장기, 분산투자 덕분에 22%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고 자랑했다. 복리의 마술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에 절제하는 생활을 즐겁게 실천하고 있었다. 로라는 소비를 늦추고 신중한 투자를 하는 만큼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금융 기관과 지역 사회에서 주관하는 자녀와 함께 하는 금융 교육 수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자녀들은 신용관리, 금융 상품, 투자의 이해 등에 대해서 단계별로 배우고 있다.
3. 성금 모금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최근 미국에는 전직 대통령 부시, 클린턴이 주축이 된 쓰나미 피해자 돕기 운동이 대대적으로 있었다. 이웃에 사는 9살 케서린, 7살 베니 자매는 성금 마련을 위해 자신이 아끼는 인형과 장갑을 바자회에 내 놓았고, 직접 만든 쿠키와 핫쵸코를 주민들에게 팔았다. 두 딸의 기금 마련을 돕는 엄마 리사는 이렇게 말했다. ‘남을 돕기 위해서 자신의 것을 희생할 수도 있고, 작은 것도 나누는 연습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yard sale(집 앞뜰에서 하는 세일로 주로 중고 제품을 판다), 쿠키와 핫쵸코 세일을 제안했어요. 이렇게 마련한 성금이 부모의 지갑에서 나오는 더 큰 돈 보다 훨씬 더 의미 있고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이죠.”
돕는 즐거움을 배웠기 때문에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생활 범위 내에서 이웃과 사회를 위해서 시간과 돈을 기꺼이 부담할 수 있는 ‘기부 문화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것 같다.
4. 아들 딸 구별 없이 똑같은 교육을 한다.
맞벌이가 보편화된 미국이지만, 여전히 자산 관리 능력에서는 여성보다 남성이 우위이다. 여성이 가사일을 전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히 경제 문제에 소홀하게 되는 것이 하나의 이유이다. 때문에 여성은 이혼과 사별을 겪은 후에야 자신이 돈 관리에 무지하고 안일했음을 후회하는 것이 보편적인 반응이라고 미국의 유명한 재테크 칼럼리스트 ‘수지 오만’이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 이혼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여성을 위한 금융 자립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슬프게도 너무 늦게 문제를 발견한 과오를 줄이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아들 딸 구별 없이 금융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미국에서는 딸이 결혼을 잘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주지시키고 있다.
5. 부모가 가장 좋은 역할모델이 된다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선배의 웃지 못할 경험이 있다. 자신의 5살 딸이 아빠에게 ‘오빠, 휴지 좀 줘’라고 했는데, 그 후 그녀는 남편에 대한 호칭을 바꿨다. 이처럼 자녀가 부모의 평소 하는 언어 습관 및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은 종종 볼 수 있다. 돈에 관련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자산 증식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진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를 보고 자란 자녀의 행동은 사뭇 다르다. 신용 카드 한 장 믿고 일단 사고 보는 부모와 예산에 맞추어 근검한 생활과 자산 증식을 위해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자녀는 각기 부모의 모습을 닮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자녀가 대학에 들어갈 무렵 부모는 몇 년째 적립한 대학 자금펀드를 자녀에게 준다. 그리고 부모가 자녀의 학비를 위해 준비했듯이 자녀도 자신의 결혼과 노후 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할 것을 가르친다. 우리의 경우, 대학을 입학하는 자녀에게 적립식 통장을 만들어 주거나 청약통장을 만들어 주면서 내집 마련을 위한 정보를 선별하고 투자를 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우는 연습을 시켜보면 어떨까?
미국 저축 교육 협회장인 Dallas Salisbury는 “부모는 자녀의 돈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나 행동 양식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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