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매일복음묵상

연중제27주간 수요일(20101006)

그린빌나 2010. 10. 6. 09:18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

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

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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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짧은 복음이고 특별한 사건도 없긴 합니다만 복음관상을 해봤으면 합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살펴보는데,

우선 기도에 들어가시기 전의 모습을 좀 봤으면 합니다.

따로 무슨 준비가 있으신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보세요.

이어서 예수님께서 직접 기도하고 계시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자세도 보고,

표정도 보고,

눈을 뜨고 계시는지도 살펴보세요.

기도 중에 무슨 움직임이 있으신지도 봤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도가 끝난 다음 어떻게 하시는지도 보세요.

다음으로 살펴봤으면 하는 것은 제자들의 모습 내지 움직임입니다.

이들이 평소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들어 보세요.

그리고 제자들의 마음속에 기도에 대해 무슨 생각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봤으면 합니다.

제자들 내면 속에 일어나고 있는 열정 같은 움직임이 포착되는지 봤으면 하는 거예요.

끝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시는 장면을 바라봅니다.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청하는 제자들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치시는지 세밀하게 보세요.

그 광경 속에서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에 어떤 역동적 흐름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보세요.

묻고 답하는 과정이 있는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제자들이 보이는 반응 등을 살피는 겁니다.

물론 이런 여러 가지를 살펴볼 때 장소에 대해서 보는 것도 유익할 것입니다. 어떤 곳에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이런 가르침이 베풀어지고 있는지 살펴보면서 얻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유시찬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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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祈禱)는 본디 제단 앞에 손을 도끼날처럼 모아서 빌며〔祈〕, 제단에 목숨〔禱〕을 맡기는 행위입니다. 하늘에 목숨을 맡길 정도로 온 정성을 다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기도는 목숨을 걸고 하느님께 자신이 놓인 현실을 말씀드리고, 동시에 하느님의 말씀을 조용히 경청하는 행위이지요. 그래서 기도는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라고 말합니다. 인간 사이의 대화를 기도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영원한 것을 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주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사고 청합니다. 사실 주님과 함께 있는 제자들은 이미 기도 속에 머물러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주님과 날마다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주님과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더구나 제자들이 보기에는, 세례자 요한과 그 문하생들이 바치는 거창한 행위가 곧 올바른 기도라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청을 들으시고는, 우리가 즐겨 바치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기도의 내용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일상에서 욕심을 내지 않으며 사랑의 삶을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지만, 실제로는, 주님을 사랑하고, 일상의 생활을 사랑의 삶으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욕구와 욕망만 채우려 들지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결국 위선적인 바리사이들과 똑같아집니다. 이는 주님께서 가르치신 올바른 기도의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