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매일복음묵상

연중 제28주간 목요일(20101014)

그린빌나 2010. 10. 14. 10:33

이 시대의 예언자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 조상들은 예언자들을 죽이고 너희는 그들의 무덤을 만들고 있으니, 조상

들이 저지른 소행을 너희가 증언하고 또 동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혜도, ‘내가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그들에게 보낼 터인데, 그들은 이들 가운데에서 더러는 죽이고 더러는 박해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니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아벨의 피부터, 제단과 성소 사이에서 죽어 간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렇

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 너희

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

이다.” 예수님께서 그 집을 나오시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독한 앙심을 품고 많은 질문으로 그분

을 몰아대기 시작하였다.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그분을 옭아매려고 노렸던 것이다.

아이들을 낳아 키우면서 드는 자괴감이랄까 거리낌이 있습니다. 그것은 저 자신이나 남편의 인생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지도 모를 아이들을 부모라는 올가미로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입

니다. 아이들보다 더 많이 살고 배웠다는 명분으로, 하느님이 주신 영혼과 생명을 예언자처럼 펼치려는

그들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알량한 자존심과 사회 통념이라는 잣대를 들이댄 채, 저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잔소리를 해댑니다. 모성이라는 거창한 이데올로기로 무장하고 아이들의 자유를 수시로 가로막곤 합니

다. 이런 제게 예수님은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

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다.” 고 꾸짖으십니다.
이 시대의 예언자는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4대강과, 아토피성 피부염에 걸려 자기 몸에 피고름이 나는지

도 모른 채 면도날 같은 손톱으로 긁어대고 있는 아기들이 아닐런지요. 흘러야 할 곳으로 흐르지 못하게

억지 댐을 쌓고 있는 강은 자연이라는 예언자의 핏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출생률이 낮은 한국에서 귀

하게 태어날 아기들은 이제 아토피로 미친 듯이 긁어서 코끼리 피부가 된 몸을 씻을 깨끗한 물조차 구하

지 못할지 모릅니다.
우리 강과 우리 아기들은 썩어가는 웅덩이에 피딱지 앉은 몸으로 저에게, 또 어르신들께 말없이 예언하고

있는데, 우리는 생명의 열쇠를 치워버리고 우리 자신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이들의 생목숨까지

앗아버리고 있습니다.

유정원(가톨릭여성신학회)

 

구약 시대 때 예언자들은 누구입니까? 우선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은 모두 예언자라고 해도 틀린 얘기는 아닐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삼직(三職) 가운데 예언자직이 있습니다. 신앙인이라면 예언자직을 수행해야 합니다. 예언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역사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던 예언자는 사회의 지도자들과 싸워야 했고, 더러는 군중과 맞서야 했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에게 수난을 당해 왔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세상의 욕심이 충돌했기 때문이지요. 그 충돌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예언자가 있습니다. 이 예언자는 오늘날 우리 교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예언자직을 충실히 수행하지 않으면 더 이상 하느님의 교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 교사들은 자칭 경건하다는 신앙인이면서도, 주님의 말씀을 자신들과 세상의 구미에 맞게 사람들에게 가르쳐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자신들의 조상처럼, 업신여기고 죽음으로 몰고 갔습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그들에게 책임을 추궁하시고 불행을 선언하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요.
오늘날 만일 우리 신앙인들이 예언자의 삶을 피하려 들고 세상의 편에 선다면, 우리 또한 주님 보시기에 불행하고 형편없는 가짜 신앙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