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세계가 침묵하는 이유 | |||
핵물질 확산 전례 없고 국제신뢰 얻기 위한 노력 인정 | |||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놓고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인도는 7월 9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시험 발사를 단행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의 소리가 높았던데 비해
인도의 경우는 비교적 조용했다. 인도 미사일의 사정권 내에 있는 중국과 파키스탄조차 이번 인도의 시험발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시험발사 자체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 언론들은 인도 국방개발기구(DRDO) 소식통을 인용, 벵갈만에서 발사된 아그니Ⅲ가 12km 상공까지 수직 비행한 뒤 2단계 추진체가 분리되지 못한 채 추락한 것으로 보이며, 설계결함 가능성을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한 무케르지 인도 국방장관은 약간의 장애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흔히 있을 수 있는 과정상의 문제일 뿐 실패가 아님을 강조하고 미사일 계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언론도 미사일 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인도 식자층이 애독하는 유력일간 힌두스탄 타임스(Hindustan Times)는 7월 10일자 기사에서 이번 아그니Ⅲ 시험발사가 성공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보다 중요한 것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의 추진력(momentum)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는 1990년대 아그니 프로그램에 따른 시험발사가 일부 실패로 끝난 뒤 인도의 미사일 개발은 5년간 동면기에 접어들었으며, 이 기간 동안 파키스탄은 중국, 북한의 지원을 받아 미사일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덧붙였다.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와는 달리 인도의 경우 국제사회의 별다른 반응이 없는 배경에는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인도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 그동안 미사일 관련 기술이나 물자의 확산 전례가 없고,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파키스탄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국제사회에서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기한 바와 같이 가장 껄끄러운 이웃인 파키스탄에 미리 발사 사실을 통보하고 언론에도 사전에 공지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인도 정부의 진지한 노력에 있다. 아그니Ⅲ 시험발사 직전인 7월7일 인도정부 관계자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표단들과 뉴델리에서 만났다. 동 협상에서는 지난 3월 인도-미국간에 있었던 민수용 핵협력 합의에 따라 인도가 IAEA와 핵 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하는 문제가 논의됐다. 인도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미가입국이다. 그러나 인도가 세계무대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정치적 위상을 중시하고 있는 미국은 인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NPT 미서명국인 인도에 대해 국내외로부터 불거져 나오는 특혜시비를 불사하고 미국이 예외적으로 미국-인도 민수용 핵협력 합의를 추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인도 합의를 통해 미국은 지난 30년간 인도에 대해 유지해온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핵연료와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반면 인도는 2014년까지 핵시설을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구분해 22개 원자로 중 14개에 대해 국제사찰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합의의 이행을 위해서는 미 의회가 관련 국내법령을 개정하고 45개국으로 구성된 핵공급그룹(NSG)의 지침을 바꾸는 등 추가 조치가 따라야 한다. 이와 같이 인도는 외부세계의 우려를 의식, 핵사찰 수용 등 국제적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발사 계획을 사전에 언론을 통해 공지하는 투명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예측불허의 깜짝쇼로 세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북한의 경우와는 좋은 대비가 되고 있다. | |||
김승호 주 인도홍보관(khseungk@daum.net) | 등록일 : 2006.07.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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