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90%가 하류로 전락한다!

그린빌나 2006. 8. 23. 16:56
 

[책] 90%가 하류로 전락한다!


일본의 미래는 오늘의 한국?


후지이 겐키 지음|


양극화를 고민하는 나라가 우리 이웃에도 있다. 일본이다. 그런데,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을 역임한 저자는 이 책에서 양극화가 당연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글로벌화가 진행되면 결국 전세계의 노동자가 다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에 결국 개개인이 세계 차원의 경쟁을 펼치게 되고, 샐러리맨들은 무너지게 된다는 것. 진짜 문제는 양극화가 계급으로 굳어져서 하류층이 상류층으로 올라갈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며, 이를 막으려면 철저한 실력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개인이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보이는 그의 주장은 거칠 것이 없다. 그는 일본이 방대한 재정 적자로 국가 파산에 이를 것이며, 중산층은 몰락하고, 국민에게는 국가와 함께 동반자살하든지, 반란을 일으키든지, 도주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중산층이 하류층으로 몰락하지 않으려면 우선 ‘하류층 마인드’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가 꼽는 하류층의 특성은 더 충격적이다. “개성을 중시한다” “인터넷이 취미일 가능성이 크다” “외식·음식기행을 좋아한다” “콘서트나 프로축구 경기 관람을 좋아한다”…. 그는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삶이 허구라고 주장한다. 정말로 개성을 가지고 살아갈 능력이 있는 사람은 한줌도 되지 않는데도, 나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사고방식 때문에 컴퓨터·게임에 열중하고 프리터(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살아가는 사람)로 지내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게 웬일일까. 그는 그렇게 무너진 일본의 사회 모습이 ‘한국처럼’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는 마흔 살도 되기 전에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창업 일선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유학이 필수인 나라가 됐다고 그는 적고 있다. 그는 일본도 영어를 못하면 살아가지 못할 것이기에 한국처럼 영어 교육에 유학이 필수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실상이야 어떻든 일본인에게 한국의 모습은 분발을 촉구하는 ‘타산지석’이 됐다는 걸까.



글로벌화가 가져올 미래, ‘양극화 사회’ 또는 ‘신계급 사회’


그렇다면 저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그것은 한 마디로 “부자와 빈자가 지금 이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양극화 사회”라고 정의했다. 저자는 이것을 과거의 계급사회와 구분해 ‘신계급 사회’라고 명명하면서, 신계급 사회에서는 승리하는 진영과 패배 진영이 분리된 채 사는 것이 당연시 되며 현재의 중류는 반드시 하류로 떨어지고, 한번 떨어진 사람은 신분 상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근근이 중류에 머물 수 있었던 사람들이 속속 하류로 전락해감으로써 ‘하류’, 즉 극빈자와 패배진영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신계급 사회’ 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왜 하류가 늘어나고 격차가 벌어질까. 왜 양극화가 진행될까. 필자는 그 원인을 일본의 국가 파산 보다는 ‘글로벌화’에서 찾는다. 글로벌화란 세계 차원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인구 13억의 중국과 인구 11억의 인도가 세계 노동시장에 진입했기 때문에 세계의 노동임금은 당연히 낮아진다. 글로벌 기업은 누가 뭐라 하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전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하는 존재다. 거기에 국경은 없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연구개발 · 생산 · 판매 등 각각의 과정을 최적지에서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산 거점은 인건비가 높은 나라에서 낮은 나라로 이전한다. 이런 상황이 일본의 중류를 하류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임금이 됐건, 영어 회화능력이 됐건, 아니면 종합적인 실력이 됐건 세계적인 경쟁이 안방까지 밀려 들어왔기 때문에 그런 세계인과의 경쟁에서 밀리면 하류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글로벌화는 최종적으론 세계 경제의 평준화를 초래한다. 즉 개발도상국에게는 직장과 수익증대를, 선진국에게는 공동화와 수익감소를 가져오고 종국에는 전세계의 물건이나 서비스 가치가 같아진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우리처럼 양극화의 원인을 국내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으로만 몰고 가다간, 원인 분석은 물론 대처법도 마련 못한 채 결국은 한국 자체가 하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사를 준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 경제가 평준화되었을 때 돈을 버는 것은 정부와는 인연이 적은 글로벌화한 기업과 외국자본뿐일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IT사회로의 진전도 양극화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효율화가 진척되면 비효율적인 것은 버려지기 때문이다. 즉 인간의 노동을 IT가 대체함으로써 노동자가 불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블루칼라의 단순노동은 물론, 화이트칼라의 사무 노동도 버림받게 된다.

하류 마인드를 가지면 하류로 전락한다

앞으로 격차 확대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국가가 파산하건 말건, 또 개혁이 단행되건 말건 신계급 사회는 ‘당연히’ 찾아올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하류 마인드’를 버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독자들 개개인의 하류 마인드를 체크해 볼 수 있는 리스트를 제공한다.


■ 영어를 잘 하지 못하며, 회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 의상 · 시계 · 핸드백 등에서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

■ 돈 버는 법을 가르쳐주는 재테크 서적을 잘 본다.(○,×)

■ ‘개성적’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 국제 뉴스에 관심이 없다.(○,×)

■ 안정성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 TV 오락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 워드프로세서와 엑셀은 다룰 수 있지만 파워포인트는 못한다. (○,×)

■ 가능하다면 투 잡(Two Job)을 갖고 싶다.(○,×)

■ 프로 야구나 프로 축구팀 중 응원하는 팀이 있다.(○,×)

■ 업무 이외의 일로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빈번히 사용한다.(○,×)

■ 결혼의 조건은 사랑이다.(○,×)

■ 성과주의는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다.(○,×)

■ 공무원이 가장 안정된 직업이다.(○,×)

■ 국산 차보다 외제 차를 더 좋아한다.(○,×)

■ 해외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국내 여행을 더 좋아한다.(○,×)

■ 여자는 피아노나 꽃꽂이 같이 교양 있는 취미 하나 정도는 가져야 한다.(○,×)

■ 평생 독신으로 살아도 무방하다.(○,×)

■ 교육에 대한 투자는 낭비이다.(○,×)

■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사업 방식은 찬성하지 않는다.(○,×)


“위의 항목 중 ○가 5개 이하면 힘들게나마 중류에 머물 가능성이 있고, 6~10개라면 상당히 위험한 상태, 11개 이상이면 하류로의 전락은 틀림 없으며, 16개 이상이면 신계급 사회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 확실하다.”


하류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렇다면 하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교육’이다. 쉽게 말해 세계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하고, 그 핵심이 바로 교육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학력’ 이란 개념과는 다르다.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는 것이 ‘학력’이며, 사실 그 학력이 한국사회에서도 큰 기능을 해왔다. 저자는 미국의 예를 들며 “미국에서는 대학만 나왔다고 평가해주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미국은 학위 취득에 연령제한이 없고 거의 모두가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대입 응시 연령 때에만, 즉 일생에 단 한번 기회가 부여되는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학력주의가 아닌 실력주의가 뿌리 내려 있다. 사회에 나와서도 경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학력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은 입사 때뿐이다. 일단 입사하고 나면 성과주의가 원칙이 되기 때문에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 일류대 출신의 월급이 2~3류 주립대 졸업자에게 뒤처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미국 대학에서 일본인 유학생의 수준과 가치는 하락하고 있으며 일본의 소위 명문이라는 도쿄 대학, 와세다 대학, 게이오 대학 등은 대학 순위 평가에서 세계 100대 대학 안에도 들어가기 힘들 만큼 그 수준이 하락해 있으므로 향후 일본 대졸자들의 가치는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해외 명문 대학에 유학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신계급 사회와 양극화는 반드시 찾아온다. ▲앞으로 글로벌화 된 세상에서 사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러니 실력을 갖추라 라는 점을 쉴 새 없이 외친다.

‘글로벌화’를 이미 뼛속 깊이 체험했으며, ‘양극화’가 일상용어가 되어버린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과연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길 수 있을지는 독자 개개인이 판단에 맡길 일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하는 ‘하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10가지’를 소개한다.


1. 해외 명문 대학에 유학하라.

2. 공무원은 절대 되지 마라.

3. 기업에 취직하려거든 세계를 상대로 기업 활동을 하는 곳을 선택하라.

4. 최소한 영어 회화, 그리고 영어 이외의 외국어도 1개 정도는 해야 한다.

5. 전문직을 선택하고, 세계 공통의 자격을 취득하라. 샐러리맨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이 되라.

6. 컴퓨터 지식과 기술을 익혀라.

7. 해외 뉴스를 주목하라.

8. 금융 · 경제 지식을 익혀라.

9. ‘온리 원’ 따위의 가치관을 버려라.

10. 애국심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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