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연의 아침엽서

특별하다는 것

그린빌나 2006. 9. 1. 09:30
'특별하다'

군 복무를 할 때 장교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항상 먼저 일어나 있었고 먼 거리를 열맞춰 행군을 하더라도 뒤쳐지는 법이 없었다. 힘들어하고 꺼리는 일을 계획하고 독려하는 것도 언제나 장교들의 몫이었다. 그들은 지칠줄 모르는 정열을 가진 사람이었다. 따지고 보면 장교라고 특별한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그들에게는 약간의 신비감이란 게 있었다. 거기에는 사병들이 잘 볼 수 없는 곳에서 따로 식사를 하고 잠을 잘 수 있는 특권(?)를 누린다는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그런데 러시아에서 군사문화 개혁을 시도한 적이 있다. 장교들 스스로 자기 숙소 청소를 하도록 하고, 일반병과 함께 줄을 지어 기다려서 식사를 하도록 한 것이다. 말하자면 장교들이 누렸던 모든 특권을 폐지해버린 것이다. 군이 더 잘 운영 되었을까? 그 반대였다. 특권과 명예를 잃어버린 장교들은 병사들과 다름없이 되어 버렸다. 책임감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장교들의 특권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 하지만 분명한 게 하나 있다.

사람이란 스스로 특별한 존재라고 인정받을 때 특별난 일을 할 수 있다.



등록일 : 200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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