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연의 아침엽서

변명이 쌓이면

그린빌나 2006. 8. 1. 09:44
변명이 쌓이면
변명이 쌓이면 스스로 믿게 된다.

처음 변명을 할 때는 누구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단 자기 합리화를 시작하고 나면  또 다른 변명을 낳는 것은 시간문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변명들이 충분하게 쌓이게 되면 '나는 옳다'고 스스로 믿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 때쯤 되면 자신감(?)을 갖고 꺼리낌 없이 행동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변명을 믿어주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탓하기 까지 한다.

캐나다 총리를 역임했던 장 크레티앙은 그 반대의 인물이다. 스물 아홉 살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40여 년 동안 정치를 해 오면서 자신의 약점을 솔직히 시인함으로써 오히려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이다.  ‘시골호박’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던 그는 선천적으로 한쪽 귀가 먹고, 안면 근육마비로 입이 비뚤어져 발음이 어눌했다. 그는 선거유세를 할 때마다 '여러분, 저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고백을 한 다음, 그의 생각을 인내하면서 들어달라고 부탁을 해야 했다. 한번은 '한 나라를 대표하는 총리에게 언어장애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다'라는 모욕적인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때 크레티앙은 어눌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는 말은 잘 못하지만 거짓말은 안합니다"



등록일 : 200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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