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연의 아침엽서

부부싸움 중재법-탈무드

그린빌나 2006. 8. 3. 10:13
시시비비(是是非非)
확실히 찜통더위인가 보다.
엊그제 아내와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를 두고 이야기를 하다가, 소리가 높아지고 언쟁으로까지 발전했다. 시댁과 친정 식구들 일까지 이야기까지 나오다 보니 둘 모두 ‘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고 밝혀 보자'며 씩씩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것을 밝힌다고 상황이 뭐 그리 달라졌겠나 싶지만, 그 땐 꽤 심각했었다. 살다보면 시시비비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때도 있지만, 가족이나 이웃들과 함께 살아갈 때 꼭 시비를 분명하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탈무드에 부부싸움을 중재하는 랍비 이야기가 나온다.
심하게 다툼을 한 두 사람은 랍비를 찾아 시시비비를 밝혀 달라고 요청한다. 랍비는 먼저 남편을 불러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음’ ‘그렇군’ 맞장구를 치기까지 하면서 그의 말이 옳다고 인정을 한다. 잠시 후에는 아내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의 말에도 모두 수긍을 한다. 부부가 떠나자 랍비의 아내는 ‘남편의 말을 듣고는 그의 말이 다 맞다 하고, 아내의 말을 듣고는 그녀의 말이 다 옳다고 하는 해괴한 논리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그때 랍비는 이렇게 대답을 한다.

“두 사람이 충돌할 때는 먼저 후끈 달아오른 상황을 냉각시키는 게 중요하오. 내가 할 일은 서로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 것을 먼저 시인해 주고 나서 서로 냉정을 되찾고, 서서히 화해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이라오”



등록일 : 200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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