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매일복음묵상

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그린빌나 2010. 11. 12. 10:21

모두 버리고 나서야 얻게 되는 생명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

을 모두 멸망시켰다.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사람의 아들

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앞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언제 어디서 오는지 알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있을지

없을지, 언제 있을지도 모를 일에 마음을 빼앗겨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오늘을,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잊을까 저어하신 까닭입니다. 이어서 이번에는 그 ‘오늘’ 을 어떻게 살아야 하

는지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은 물론이거니와 그분의 앞길을 예비했다는 세례자 요한도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으니 회개하라는 말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회개는 그저 그동안의 잘잘못을

살피고 뉘우치는 평면적인 사색의 행위가 아니라 생각과 말과 행위를 전적으로 새롭게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자리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나서는 제자들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통해 알게 된 하느님 나라를 위해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버리고 온전히 새로운 삶을 시작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회개란 우리가 세상에서 겪는 단절과 충만한 시작을 잇는 ‘부활’ 

인 셈입니다.

세상의 종말은 한 시대가 끝나고 또는 한 세상이 끝나고 전혀 다른 세상이 시작되는 마침점이 아닙

니다. 그동안의 죄과를 셈하러 재판관으로 오실 하느님을 마냥 기다리는 무능력한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종말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은혜로운 시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

에서 느끼는 온갖 악의 징후 때문에 종말을 의식하게 되겠지만, 결국 그 악에 맞서 나를 던져 죽음

으로써 내게, 그리고 우리의 시대에 새로운 시작이 가능하게 되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나의 결연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박경선(농부)

 

사람들은 ‘이 세상이 끝나는 날, 과연 인류는, 또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고 세상 종말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각 종교마다, 각 시대마다 많은 사람들이 종말에 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 왔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휩쓸렸습니다.
주님께서는 종말이라는 말 대신에 “사람의 아들의 날”이라고 표현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주님 자신을 가리키는 말씀입니다. 그날에는 노아의 홍수 때처럼, 하늘의 불과 유황으로 소돔이 멸망했을 때와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홍수가 나고, 불과 유황에 모든 것이 타 버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그날이 사람들이 짐작도 못한 시간에 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이란 말이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날은 사람의 아들이신 주님께만 유보된 때입니다.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하여 일어나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의 날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현상을 알 수 없고, 알 필요조차 없습니다. 다만 주님의 종이며 자녀로서 주님의 뜻대로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걸어야 할 길을 다 걷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주님의 사랑과 자비, 곧 은총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주님을 뵙지 못하고, 죽음의 길, 멸망의 길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출처 : 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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