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매일복음묵상

안식일의 주인

그린빌나 2011. 1. 18. 09:44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23-28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길을 내고 가면서 밀 이삭을 뜯기 시작하였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에브야타르 대사제 때에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고, 함께 있는 이들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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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바리사이들, 연구해보니 참으로 재미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특별히 안식일 규정에 대한 그들의 집착, 애정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안식일, 과연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안식일 규정, 최초의 의도는 참으로 좋은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안식일 날 사람들은 푹 쉬었습니다. 동시에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업적을 찬미하였습니다. 그분께 감사드리는 표현으로 제사를 올렸고,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날은 힘든 노동으로 고생이 많은 노예나 가축들도 배려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들에게도 이날만큼은 푹 쉬도록 여유를 주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안식일을 신성시하기까지 했습니다. 목숨처럼 중요시 여겼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이런 흔적들이 잘 남아있습니다. 적들과 전쟁을 치루는 기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의 안식일 규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적들은 야비하게도 안식일 날 진군해옵니다. 적군에 맞서는 것 역시 안식일 규정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에 대응하지 않습니다. 목숨까지 걸면서 안식일 규정을 지킨 것입니다.

 

    안식일, 근본정신이 무엇입니까?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세분화되고 확대된 안식일 규정은 사람을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안식일의 근본정신은 점차 희석되었고 점점 변질되어 갔습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살지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람을 꼼짝달싹 못하도록 옭아매었습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신 분이리라 저는 믿습니다. 그저 자나 깨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 그저 우리가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기만을 바라시는 분, 인간들이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지내기를 학수고대하시는 분...

 

    그 아들 예수님 역시 단순하셨습니다. 어렵게 말씀하지 않으시고 늘 쉽고 간결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질질 끌거나 이렇게 저렇게 돌려서 말씀하지 않으시고 늘 핵심만 확실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의 행동은 매사에 진실했고 생각과 말이 일치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진리 역시 너무나 간단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 사랑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시려고 아들 예수님께서 인간 세상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은, 그분의 언행, 그분의 사고방식, 그분의 노선, 모든 것은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다른데서 오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의 실천을 똑같이 따르는데 우리의 구원이 있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께서 온 우주를 6일에 걸쳐 창조하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가 말하는 6일이라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원성 안에 있는 시간일 것입니다. 또한, 성경 속 창조 이야기가 창조의 과학적 근거와 법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과학은 우주의 기원을 ‘빅뱅(Big Bang)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우주는 약 150억 년 전 대폭발이 있었고, 이후 진화 - 생성 - 발전을 거치면서 은하계가 생겼고, 우리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가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밝힌 은하만 해도 천억 개가 넘고, 또 은하마다 별이 2천억 개나 된다고 하니, 우주는 실로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광대한 우주 속의 헤아릴 수 없는 별들 가운데, 푸르고 초록 빛깔을 띤 아름다운 별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입니다. 최근 지구 환경과 거의 비슷한 별이 발견되었다고 하지만, 인간 존재가 사는 지구는 여전히 유일합니다. 설령, 과학이 우주에 대하여 어떤 발견을 더 한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우주의 창조 목적은 이 작은 지구 하나를 탄생시키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 존재를 위해 있다는 것입니다. 과학 이론이 아무리 우주를 설명해도, 자기 의식을 할 수 없는 우주는 그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달과 별, 깊은 밤의 은하수, 이 광대한 아름다운 우주가 바로 우리 인간이 없다면, 죽어 있는 존재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창조의 모든 것이 ‘인간을 위해’, 바로 ‘나를 위해’ 있는 것입니다. 나는 이렇게 무한한 우주의 한 중심에서 창조주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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